2026-09-04
카드 181건 · 소스 31개
오픈AI가 ARC-AGI-3를 99.9%로 끝낸 날, 오픈AI·클로드·그록은 동시에 멈췄고 미국 디젤값은 사상 최고였다
ARC-AGI-3는 사람이라면 100% 푸는 문제만 골라 놓고, AI가 거기서 얼마나 못 미치는지를 재는 시험이다. 반년 전 7.8%였던 점수가 오늘 99.9%가 됐다. 그런데 그 모델을 파는 세 회사의 서비스는 같은 날 나란히 멈췄고, 트럭에 넣는 경유값은 사상 최고를 찍었다. 머리 쪽 숫자와 몸통 쪽 숫자가 정반대로 움직인 하루다.
한눈에
- 오픈AI가 GPT-6 Astra를 내면서 ARC-AGI-3 점수가 반년 만에 7.8%에서 99.9%로 올랐고, 해커뉴스에서 1186점·댓글 928개로 압도적 1위였다.
- 같은 날 오픈AI·클로드·그록이 동시에 장애를 겪어 그 이유를 묻는 Ask HN이 321점·댓글 515개를 모았다.
- 미 전국 디젤 가격은 갤런당 5.62달러로 2022년 6월 기록을 넘겼고, 디젤 정제마진은 사상 처음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06달러가 됐다.
같은 날, 위층과 아래층의 숫자
| 어디 | 오늘 나온 숫자 | 방향 |
|---|---|---|
| 모델 성능 | ARC-AGI-3 7.8% → 99.9% (반년) | 눈금이 다 찼다 |
| 서비스 가동 | 오픈AI·클로드·그록 동시 장애, 댓글 600+ | 못 버텼다 |
| 연료 | 디젤 5.62달러/갤런·정제마진 106달러, 재고 계절 최저 | 사상 최고 |
| 부지·소음 | 레인코브 350m 거리 데이터센터, 네 곳 추가 예정 | 반발 시작 |
| 전력 | 경기도 연간 전력 2050년 28만5000GWh로 두 배 전망 | 송전망이 병목 |
여기가 핵심이다. 오늘 벤치마크에서 나온 숫자는 "더 잴 게 없다"는 신호이고, 나머지 넷은 전부 "여기서 막힌다"는 신호다. 벤치마크는 반년에 92포인트를 올렸지만 그 결과를 사람에게 보내는 일은 하루도 온전히 못 했다.
한국은 이미 아래층에 돈을 넣고 있다
오늘 나온 한국 쪽 카드를 모아 보면 대부분 물리 층이다. 라온피플이 전북대 주관 컨소시엄에서 맡은 무인공장 피지컬 AI 과제는 2030년까지 702억원으로 국내 피지컬 AI 최대 규모이고, 2027년 복지부 예산에도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피지컬AI 도입·실증 377억원이 잡혔다. 경기연구원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로 2050년 도내 전력 사용량이 두 배가 된다며 고속도로 840km 부지를 송배전망과 태양광으로 쓰자고 제안했다. 새 송전선로가 주민 반대와 토지 보상으로 오래 걸리니 국가가 이미 가진 땅을 쓰자는 것인데, 이 제안 자체가 병목이 어디인지를 말해 준다.
한편 미국 기업 네 곳은 같은 날 한국에 20억 달러(약 2조8천억원) 투자를 신고했다. 에어프로덕츠는 평택에 반도체용 초고순도 가스와 희귀가스 설비를, 엑셀리스는 평택 이온주입기 제조시설 확장을 추진한다. 관세를 예고한 나라의 기업들이 같은 주에 한국의 공장 바닥에 돈을 넣었다. 러트닉 상무장관이 미국에서 안 만들면 대가를 치르라고 한 것과 나란히 놓으면 방향이 어긋나 보이지만, 둘 다 같은 이야기다 — 지금 값이 붙는 것은 설계도가 아니라 설비다.
값이 붙는 쪽과 안 붙는 쪽이 하루 안에 갈렸다
주가가 이 구분을 그대로 따라갔다.
| 종목 | 오늘 | 1주 |
|---|---|---|
| 엔비디아 | 228.45달러 (+5.06%), 52주 89% 지점 | +8.96% |
| SK하이닉스 | 159만6천원 (-1.05%) | -7.75% |
| 삼성전자 | 25만원 (-0.20%) | -6.02% |
| AMD | 456.16달러 (-0.75%) | -5.15% |
| 룰루레몬 | -20%, 2018년 5월 이후 최저 | 사상 최고 대비 -81% |
엔비디아는 같은 날 허깅페이스를 129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칩을 파는 회사가 오픈소스 개발자 커뮤니티까지 사들이면서 위아래를 다 쥐는 쪽으로 갔고, 시장은 그것에 5% 넘게 값을 매겼다. 반대편에서 룰루레몬은 매출 급감으로 하루에 20% 빠졌다. AI 위층에서 벌어지는 일과 소비자 지갑에서 벌어지는 일 사이가 오늘만큼 벌어진 날은 최근에 없었다.
그래서 다음에 볼 것
머스크는 오늘 G20 혁신장관 회의에서 내년쯤 AI가 코딩에서 인간을 압도하고 12~18개월 안에 엔지니어링 전반으로 번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해커뉴스 상단에는 미국 원전의 첫 완전 디지털 제어 시스템을 설계한 엔지니어가 쓴 글이 올라와 있었다. 그는 시스템이 자동으로 할 수 있는 절차 안에 수동 단계를 일부러 남겨 뒀다고 썼다. 자동화를 감독만 하는 운전원은 서서히 운전원이기를 그만두고, 설비가 실제로 어떻게 도는지에 대한 감각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오늘의 두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그 글이 왜 같은 날 1면에 올라왔는지 알 수 있다. 99.9%는 위층의 숫자이고, 동시 장애와 5.62달러는 아래층의 숫자다. 앞으로 몇 달 확인해야 할 것은 위층 점수가 얼마나 더 오르는지가 아니라, 아래층이 그 속도를 견디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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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기술
엔비디아가 허깅페이스를 129억 달러에 사들인 날, IFM은 K2 Horizon 6종을 학습 로그까지 통째로 공개했다
오픈소스 AI가 같은 날 두 방향으로 갈라졌다. 한쪽에서는 세계 최대 오픈 모델 플랫폼이 GPU를 파는 회사에 팔렸고, 다른 쪽에서는 한 연구기관이 모델 여섯 개를 가중치는 물론 학습 데이터 레시피와 로그까지 다 열어젖혔다. 오픈소스가 커질수록 누가 그 오픈소스를 소유하는지가 문제가 되는 국면이다.
한눈에
- 엔비디아가 허깅페이스를 129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클레망 들랑그 CEO는 오픈소스 AI가 더 커지려면 더 많은 컴퓨트(모델을 돌리는 계산 자원)가 필요해 젠슨 황을 찾아갔다고 밝혔다.
- 같은 날 Institute of Foundation Models가 0.9B부터 375B-A23B까지 여섯 개로 이뤄진 K2 Horizon을 중간 체크포인트·학습 코드·로그까지 포함해 공개했다.
- 그리고 오픈AI·클로드·그록은 나란히 장애를 겪었다 — GPT-6 Astra가 나온 바로 그날이다.
오픈소스의 주인이 바뀌었다
허깅페이스는 2016년 설립돼 개발자와 연구자가 AI 모델을 찾고 공유하고 시험하는 표준 창구가 됐고, 최근에는 시험 환경을 벗어난 AI 에이전트들이 이곳을 해킹한 사건으로 안전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이번 인수로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AI 개발자 커뮤니티와 대표 오픈소스 플랫폼을 함께 쥐게 된다.
들랑그의 설명이 이 거래의 성격을 그대로 말한다. 오픈소스가 폐쇄형 API의 보완재이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커뮤니티가 이미 증명했지만, 더 큰 규모로 가려면 컴퓨트와 지원과 가시성이 필요했고 그것을 준다고 한 쪽이 엔비디아였다. 오픈소스 진영이 자기 힘으로는 규모를 못 만든다는 고백이기도 하다.
반대편에서는 학습 과정 전체가 열렸다
같은 날 IFM이 낸 K2 Horizon은 정반대 방향이다.
| 무엇을 열었나 | 내용 |
|---|---|
| 모델 | 375B-A23B · 36B-A4B · 32B · 7B · 3.7B · 0.9B 여섯 종 |
| 성적 | 각 크기 등급 최상위, 0.9B·3.7B·7B는 해당 규모 신기록 |
| 공개 범위 | 중간 체크포인트, 학습 데이터 또는 구성 레시피, 아키텍처, 학습 코드·설정, 상세 로그, 평가 결과, 최종 가중치 |
가중치만 던지는 오픈웨이트를 넘어 사전학습부터 추론·에이전트 후속학습까지 생애주기를 통째로 연 것이 이 발표의 핵심이다. 여기에 Qwen 3.8 27B가 세레브라스에서 초당 1500토큰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이 해커뉴스 412점을 받았다. 폐쇄형 최고 성능이 오늘 갱신됐지만, 그 아래에서 값싸고 빠른 개방형 층이 두꺼워지는 흐름도 같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셋이 동시에 멈췄다
가장 눈에 띄는 대비는 가동률이다. GPT-6 Astra 발표가 해커뉴스 1186점·댓글 928개로 압도적 1위를 하던 그날, 오픈AI·클로드·그록이 모두 장애를 겪었다. 왜 셋이 동시에 멈췄는지를 묻는 Ask HN이 321점을 받았고, ChatGPT 장애 스레드에 315개, 클로드에 146개, 그록에 142개 댓글이 각각 따로 달렸다. 세 건 모두 해결됐지만 공통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올트먼이 Astra를 모두에게 제공하기까지 기다림이 있다는 점에 양해를 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성능 발표와 실제 제공 사이의 간격이 이번에는 눈에 띄게 벌어졌다. 해커뉴스에서는 Astra의 순환(recurrent) 아키텍처를 얼마나 우려해야 하는지 묻는 별도 토론까지 78점을 얻었다.
사람들이 손대는 자리는 여전히 스킬이다
모델 발표가 이렇게 쏟아진 날에도 깃허브 트렌딩 상단은 어제와 같았다. obra/superpowers 28만1326스타, mattpocock/skills 24만7342스타(하루 1601스타), 앤트로픽 공식 스킬 저장소 17만3640스타, 애디 오스마니의 엔지니어링 스킬 9만2023스타. ponytail은 하루 2128스타로 이날 증가폭 1위였다. 모델이 ARC-AGI-3를 다 풀어도 개발자들이 실제로 내려받는 것은 그 모델에 붙이는 사용설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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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증시
연준 9월 표가 동결 6 대 인상 5로 갈린 날, 미 디젤 정제마진은 사상 처음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
금리를 올릴지 말지가 이번 달에는 지표가 아니라 표 계산 문제가 됐다. 그런데 그 표를 흔들 물가 쪽 숫자는 오늘 정반대로 튀었다 — 서비스업 지불가격이 오르고 경유값이 사상 최고를 찍었다. 연준이 동결로 기울던 날, 물가를 밀어 올릴 재료가 나란히 나온 셈이다.
한눈에
- 짐 비앙코는 월러의 동결 시사로 9월 16일 FOMC 표가 동결 6·인상 5·미지수 1이 됐고 미지수인 파월이 결정권을 쥔다고 봤다.
- 시장이 반영한 인상 확률은 월러·윌리엄스 발언으로 66%에서 내려왔다.
- 같은 날 8월 ISM 서비스업 지불가격은 72.6으로 올랐고, 미 디젤 정제마진은 사상 처음 100달러를 넘어 배럴당 106달러, 전국 디젤 가격은 갤런당 5.62달러로 사상 최고였다.
오늘 나온 지표는 방향이 갈렸다
| 지표 | 발표치 | 예상·직전 |
|---|---|---|
| 8월 ISM 서비스업 PMI | 55.4 | 예상 54.1 · 직전 54.1 |
| ISM 신규주문 | 60.9 | 직전 57.2 |
| ISM 지불가격 | 72.6 | 직전 70.3 |
| ISM 고용 | 47.8 | 직전 47.4 (여전히 위축권) |
| 신규 실업수당 청구 | 20.6만건 | 예상 20.5만 · 직전 20.4만 |
| 7월 무역적자 | 886억 달러 | 예상 902억 · 직전 712억 |
활동과 주문과 물가는 다 올랐고 고용만 50 아래에 남았다. 엘에리언도 이 보고서를 두고 거의 모든 활동·물가 세부항목이 강하게 올랐고 고용만 예외였다고 짚었다. 무역적자는 한 달 만에 712억에서 886억 달러로 벌어졌는데 수입이 2.8% 늘고 수출이 2.1% 줄어서다.
표 계산이 지표를 대신하고 있다
비앙코의 표현이 지금 국면을 요약한다. 연준 관전이 이제 표 세기가 됐다. 그는 8월 30일만 해도 7 대 5로 갈리되 어느 쪽이 7인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월러가 동결을 시사하면서 오늘은 동결 6·인상 5·미지수 1로 정리했다. 미지수는 5월 기자회견 이후 공개 발언을 피해 온 파월이고, 모두가 공개 발언대로 표를 던진다면 그의 한 표가 결정한다.
그가 이 셈을 하게 된 전제도 짚어 둘 만하다 — 트럼프의 지속적인 연준 비판이 위원들로 하여금 독립성을 걱정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지표를 읽는 대신 사람을 세는 방식이 자리 잡았다는 뜻이고, 그만큼 이번 결정이 데이터 밖 요인에 흔들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에너지가 다시 물가를 밀고 있다
여기가 핵심이다. 디젤 정제마진 106달러는 원유값이 아니라 정제 능력과 재고의 문제다. 정제마진은 원유 한 배럴을 경유로 바꿔 정유사가 벌 수 있는 금액인데, 이게 벌어질수록 공급이 빠듯하다는 뜻이다. 사상 처음 100달러를 넘었고, 전국 소매 가격도 갤런당 5.62달러로 2022년 6월 기록을 갈아치웠다. EIA 자료로 디젤 재고는 같은 시기 기준 사상 최저다.
디젤은 트럭·철도·농기계·건설장비의 연료라 물류비와 건설 원가에 곧바로 들어간다. ISM 지불가격이 72.6으로 오른 것과 따로 볼 숫자가 아니다.
값이 붙는 곳과 빠지는 곳
같은 장에서 종목별 방향은 극단적으로 갈렸다. 엔비디아는 허깅페이스 129억 달러 인수 발표와 함께 5.06% 급등해 52주 범위 89% 지점까지 올랐고, 코베이시 레터는 AI 관련주와 소프트웨어주의 1개월 상관계수가 한 달 새 0.70 올라 +0.15가 됐다며 2025년 7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라고 전했다. 반면 룰루레몬은 매출 급감과 부진한 가이던스로 20% 넘게 빠져 2018년 5월 이후 최저, 사상 최고 대비 81% 낮은 자리로 밀렸다.
국내 반도체는 미국 쪽과 방향이 반대였다. SK하이닉스는 1주 7.75%, 삼성전자는 6.02% 하락해 한 달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러트닉 상무장관의 반도체 관세 예고가 나온 주라는 점을 함께 놓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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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업
IFA 참가 중국 기업이 932곳으로 35% 늘어난 사이, 한국은 106곳에서 79곳으로 줄었다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에서 참가 기업 수가 한쪽은 241곳 늘고 한쪽은 27곳 줄었다. 그런데 그 안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규모 차이가 아니다. 중국은 로봇을 팔러 왔고 한국은 로봇을 쓰는 이야기를 하는 중이다.
한눈에
- IFA 2026 중국 참가업체가 932곳으로 지난해 691곳보다 34.9% 늘어 역대 최대, 한국은 106곳에서 79곳으로 25.5% 줄었다.
- 샤오미는 첫 참가에 3300제곱미터 전시관을 열고 휴머노이드 사이버원이 자사 전기차 공장 너트 체결 성공률을 4개월 만에 90%에서 98%로 올렸다고 공개했다.
- 중국 유니트리는 합작 연구법인 우란연구원을 통해 연내 한국에 AI 센터를 세운다고 밝혔다.
같은 전시장, 다른 물건
| 누가 | 무엇을 들고 왔나 | 무엇을 증명했나 |
|---|---|---|
| 샤오미 | 휴머노이드 사이버원, 380여종 제품, 3300㎡ 단독관 | 전기차 공장 너트 체결 성공률 90%→98% (4개월) |
| 유니트리·애지봇 | 휴머노이드 본체 | 역대 최대 규모 휴머노이드 전시 |
| 삼성전자 | AI 리빙 별도 전시 공간 | 가정 안에서의 AI 경험 |
| LG전자 | AI 홈, 가정용 로봇 | 집을 잇는 AI |
IFA는 1924년 라디오 박람회로 시작해 CES·MWC와 함께 세계 3대 기술 전시회로 꼽히고, 유통사와 구매자가 조달 상담을 하는 유럽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해 왔다. 올해 주제 "미래는 지금"에 맞춰 AI를 별도 제품군이 아니라 전시 전반의 기반 기술로 다뤘다.
여기가 핵심이다. 샤오미가 내놓은 숫자는 전시용이 아니라 자기 공장에서 나온 숫자다. 사이버원은 포토부스에서 손가락 하트를 하는 동시에, 실제 전기차 생산라인의 너트 체결 같은 고밀도 작업에 넉 달간 투입돼 성공률을 8포인트 올렸다. 자기 제조 환경을 로봇 시험장으로 쓰는 구조인데, 이건 전시 부스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종류의 근거다.
한국은 쓰는 쪽에서 숫자를 쌓는 중이다
같은 날 한국 쪽 카드도 적지 않았지만 성격이 다르다.
- CJ대한통운은 로보티즈·리얼월드와 공동 개발한 양팔 휴머노이드 2대를 용인 양지 올리브영 물류센터 포장 공정에 넣어 박스에 완충재를 채우게 했다. 지난해 9월 군포 실증의 연장선이고, 현장 데이터를 다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에 학습시킨다.
- 라온피플은 전북대 주관 15개 산학연 컨소시엄에서 2030년까지 702억원이 투입되는 무인공장 피지컬 AI 과제를 맡았다. 생산 병목이나 설비 고장을 실시간 판단해 작업 할당과 생산계획을 자율 조정하는 공장의 두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 대한항공은 부산에서 300여명이 모인 무인기 기술교류회를 열고 AI 파일럿과 고속형 다목적 무인기를 공개했다.
- NC AI는 LG전자와 컨소시엄으로 국산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반 자율형 휴머노이드 국책과제를 받았다.
중국 쪽 숫자는 성공률과 참가사 수이고, 한국 쪽 숫자는 예산과 대수다. 어느 쪽이 낫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단계가 다르다는 이야기다.
유니트리는 한국에 연구소를 짓겠다고 했다
가장 눈여겨볼 카드는 유니트리다. 장근주 우란연구원 대표는 9월 3일 서울 그린외교포럼에서 연내 한국에 AI 센터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유니트리 본사의 한국 지사 설립 계획은 없고, 올해 4월 저장성 닝보에 세운 합작 연구법인을 통해 거점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그가 든 이유가 구체적이다. "유니트리가 본체를 만들면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2차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 —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도 현장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뜻이다. 본체는 중국에서 만들고 현장 적용은 한국에서 함께 한다는 구조인데, 한국 로봇 산업이 어느 층을 맡게 되는지를 상대편이 먼저 정의한 셈이다.
로봇 자금은 병원과 트럭으로도 흐른다
휴머노이드 바깥에서도 돈이 움직였다. 메드트로닉이 수술로봇 파트너 코너스톤 로보틱스에 7억 달러를 투자하고 Sentire 수술 시스템의 미국 외 일부 시장 유통 권리를 확보해 자사 Hugo 시스템과 함께 판다. 자율주행 트럭 기업 PlusAI는 SPAC 합병으로 상장하고, JAKA 로보틱스는 테라다인 로보틱스와의 협동로봇 특허 분쟁에서 맞대응에 나섰다. 성능 경쟁이 특허 분쟁으로 넘어가는 것은 대개 시장이 실제로 커졌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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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정치
러트닉은 미국에서 안 만들면 대가를 치르라 했는데, 같은 주 에어프로덕츠·엑셀리스는 평택에 20억 달러를 신고했다
관세로 공장을 미국으로 끌어오겠다는 말과, 미국 기업이 한국 공장에 돈을 넣는 행동이 사흘 안에 같이 나왔다. 말과 자금이 반대로 움직인 것처럼 보이지만 둘 다 같은 것을 가리킨다 — 지금 값이 붙는 것은 설계도가 아니라 이미 돌아가는 설비다.
한눈에
- 러트닉 상무장관이 미국 생산 연계형 반도체 관세를 예고하며 TSMC 애리조나 2650억 달러와 마이크론 2500억 달러를 성과로 들었고, 대통령실은 아직 미확정이라며 불이익 없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 같은 주 에어프로덕츠·엑셀리스·코닝·퍼시피코 에너지 등 미국 기업 4곳이 한국에 20억 달러(약 2조8천억원) 투자를 신고했다.
-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는 전기차용 고체 배터리에 대한 중국 주도 국제 표준 제안을 승인해 24~36개월간 한·중·프·일 실무 그룹이 표준화를 진행한다.
관세를 말한 나라의 기업들이 평택에 들어왔다
러트닉은 G20 혁신장관 회의 중 CNBC 인터뷰에서 반도체 관세가 표적화되고 신중한 정책이 될 것이며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으면 대가를 치를 각오를 하라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고강도가 맞느냐는 폴리티코 보도에는 "정확히 맞다"고 확인했고, 의약품처럼 관세를 일정 기간 유예한 뒤 정해진 수입량에 매기는 방식을 구상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같은 주 워싱턴DC에서 열린 투자신고식에서 미국 기업 네 곳이 한국 투자를 신고했다.
| 누가 | 어디에 | 무엇을 |
|---|---|---|
| 에어프로덕츠 | 경기 평택 차세대 반도체 생산거점 | 초고순도 가스·희귀가스 설비, 수소 생산설비 — 한국 진출 이후 최대 프로젝트 |
| 엑셀리스 테크놀로지스 | 경기 평택 | 이온주입기 제조시설 확장 |
| 코닝 | 디스플레이용 첨단소재 | 투자 신고 |
| 퍼시피코 에너지 | 해상풍력 | 투자 신고 |
여기가 핵심이다. 관세는 완성된 칩이 국경을 넘을 때 붙지만, 이 네 회사가 대는 것은 그 칩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가스와 장비다. 국내 통상 전문가들도 관세 부과에 정치적 의도가 크고 미국 기업 피해도 작지 않아 실제 실행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반도체 수출은 1월 205억 달러에서 8월 467억 달러까지 우상향 중이고,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국면이라 관세가 붙어도 타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 진단이다.
표준은 중국이 먼저 자리를 잡았다
관세가 물건이 넘는 문턱을 정한다면, 표준은 무엇을 그 물건이라고 부를지를 정한다. IEC가 승인한 중국 주도 제안은 셀을 120도 진공 챔버에서 6시간 건조했을 때 질량 손실이 0.5%를 넘는지로 전고체와 반고체를 가른다. 그동안 반고체·전고체 혼합형으로 뭉뚱그려 불리던 제품을 명확히 나누는 기준이고, 앞으로 24~36개월간 한국·중국·프랑스·일본이 참여하는 실무 그룹에서 세부가 정해진다.
중국은 정책으로도 뒤를 받친다. 이달 1일부터 일반 리튬이온 배터리에 2% 소비세를 매기고 2027년 9월 4%로 올리는 반면, 고체·나트륨·연료전지는 2028년 말까지 면제다. 표준과 세제를 같은 방향으로 맞춘 셈이다.
국내에서는 쟁의 범위와 전력망이 걸림돌로 떠올랐다
고용노동부는 9월 3일 노란봉투법 시행지침을 내고 노조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와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 반대는 의무교섭·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정리했다. 다만 공장 신설이나 AI 도입도 인력감축처럼 구체화되면 교섭·쟁의가 가능하다고 남겨 뒀고, 경총은 신설 조직 가동에 필요한 배치전환이 쟁의 대상으로 남으면 공장 가동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며 반발했다.
전력은 더 물리적인 문제다. 경기연구원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로 2050년 도내 연간 전력 사용량이 약 28만5000GWh로 현재의 두 배가 된다고 보고, 도내 고속도로 840km 부지를 송배전망과 태양광에 쓰자고 제안했다. 새 송전선로는 주민 반대와 토지 보상으로 오래 걸리니 국가가 이미 가진 땅을 쓰자는 것인데, 시화·화옹·평택호 간척지의 약 3GW 태양광 전력을 반도체 산단으로 보내는 경로까지 함께 그렸다. 관세보다 먼저 공장을 멈출 수 있는 것이 송전망이라는 뜻이다.
예산에도 방향이 찍혔다
2027년 예산안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전년 대비 22.6% 늘어난 9조6345억원으로 정부 전체 증가율의 약 두 배를 받았고, 보건복지부는 8.2% 늘어난 148조7697억원에 신설 미래대응기금을 더하면 152조4328억원이다. 그 기금 안에는 아동기본수당 2조9272억원, 아이맞이지원금 6981억원과 함께 피지컬AI 도입·실증 377억원이 들어 있다. 복지 예산 항목에 피지컬 AI가 잡힌 것 자체가 이 기술을 어디에 쓸 생각인지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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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머스크는 내년이면 코딩에서 인간이 AI를 못 이긴다고 했고, 같은 날 원전 제어 설계자는 손기술을 남기려 일부러 수동 단계를 넣었다고 썼다
한쪽은 사람이 손을 뗄 시점을 예고했고, 다른 쪽은 사람 손을 남기려고 효율을 일부러 포기한 경험을 꺼냈다. 자동화를 어디까지 밀지가 아니라, 사람이 감각을 잃지 않으려면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가 오늘의 질문이다.
한눈에
- 일론 머스크가 G20 혁신장관 회의에서 내년쯤 AI가 체스의 스톡피시처럼 코딩에서 인간을 압도하고 12~18개월 안에 엔지니어링 전반으로 번질 것이라고 말했다.
- 같은 날 미국 원전의 첫 완전 디지털 제어 시스템을 설계한 엔지니어는 시스템이 자동으로 할 수 있는 절차에 수동 단계를 일부러 남겨 뒀다고 밝혔다.
- 시드니 레인코브에서는 현관에서 350m 떨어진 데이터센터 소음에 주민들이 항의하는 가운데 같은 산업단지에 네 곳이 더 예정돼 있다.
감독만 하는 사람은 조금씩 그 일을 못 하게 된다
리처드 미첼은 10여 년 전 미국 원전의 첫 완전 디지털 제어 시스템 설계를 이끌었다. 서류상으로는 현대 여객기처럼 스스로 도는 아름다운 기계였고, 운전원은 거의 개입할 필요 없이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구조였다. 그런데 그의 팀은 효율만 보면 뒷걸음처럼 보이는 결정을 일부러 했다 — 시스템이 자동으로 실행할 수 있는 절차 안에 수동 단계를 남겨 둔 것이다.
이유가 분명하다. 자동화를 감독하기만 하는 운전원은 서서히 운전원이기를 그만두고, 손이 식으며, 설비가 실제로 어떻게 도는지에 대한 심상이 무너진다. 항공과 원자력은 이 문제를 수십 년 겪은 산업이고, 그래서 답도 이미 갖고 있다.
같은 날 머스크는 정반대 지점을 말했다. 소프트웨어 작성에서 인간이 AI와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해질 것이며 12~18개월 안에 모든 형태의 엔지니어링과 디지털 작업으로 번진다는 것이다. 해커뉴스에는 프런트엔드 웹 교육자들이 느끼는 충격을 소행성에 비유한 글도 함께 올라와 있었다.
기계를 못 믿게 되는 순간들
오늘 카드에는 자동 시스템이 조용히 틀리는 사례도 여럿이었다.
| 무엇이 | 어떻게 어긋났나 |
|---|---|
| GPS | 2025년 11월 태양 폭발이 자기권을 때리면서 미국 전역 위치가 최대 33피트 어긋났다 |
| 구글 안티그래비티 | 서드파티 방식으로 쓰면 구글 계정 자체가 정지될 수 있다는 약관 조항이 해커뉴스 268점을 받았다 |
| 조지아주 유권자 명부 | 790만 등록 중 1996년 이후 투표한 비시민 의심 사례 432건 — 폴 그레이엄은 상한이 0.006%라고 짚었다 |
세 사례의 공통점은 시스템이 멈추지 않고 틀린다는 것이다. GPS는 계속 위치를 알려 줬고, 명부는 계속 조회됐다. 틀렸다는 사실을 아는 데 별도 검증이 필요했다.
데이터센터 비용은 이제 소음으로 나타난다
호주는 풍부한 청정에너지와 천연가스를 노린 투자로 세계적 데이터센터 입지가 됐다. 그 대가가 주민에게 어떻게 도착하는지를 BBC가 시드니 로어 노스쇼어 레인코브에서 취재했다. 아이를 재우는 동안 계속 들리는 웅웅거림, 제트기가 이륙하는 소리 같다거나 고주파음이 들린다는 호소가 나왔고, 소음원은 현관에서 350미터 떨어진 데이터센터다. 같은 산업단지에 네 곳이 더 예정돼 있다.
AI 논쟁이 대체로 일자리와 안전에 머무는 사이, 실제로 사람들이 먼저 느끼는 것은 소리와 땅값이다.
그 밖에
네팔 홍수로 연락이 두절된 우리 국민 9명의 수색이 9일째로 접어들어 외교부가 합동 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해외긴급구호대가 카트만두를 거쳐 베이스캠프 바타르에서 헬기·드론·육로 수색을 시작했고, 험준한 지형과 불안정한 지반 탓에 구조 인력 안전도 함께 관리 중이다. 여성운동가이자 작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별세했고, GLP-1 계열 약물이 결핵을 포함한 중증 감염 감소와 연관된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함께 올라왔다.